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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 허휘수
    이것저것 읽기/책 2021. 5. 24. 23:00

    1. 왜 이 책을 읽었는가?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소그노'의 대표, 허휘수가 책을 썼다.

    소그노는 또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인 '하말넘많'이 출연하는 여성 예능 '뉴토피아'를 제작했기 때문에 알게 되었고, 콘텐츠를 몇개 보다 보니 유머코드가 잘 맞아서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

    이 책이 마침 취준 과정에서 가장 우울할 때 발행되었는데,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사서 이틀만에 읽었다.


    2. 읽으면서 느낀 점

    허휘수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독자가 이 책을 편안하게 읽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무언가 느끼고 곱씹으며 책을 읽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댄서이자, 대표이자, 유튜버이자, 창업자다.

    나는 일을 벌이는 허휘수가 부러웠다.

    좋아하는 것을 잘 아는 허휘수, 열정적인 허휘수가 부러웠다. 

    그런 허휘수의 인생과 생각이 궁금했고 이 책에는 그 답이 나와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잘 나가는, 별로 친하진 않지만 같은 동아리 출신인 언니가 오랜만에 MT에 놀러와서 술을 마시며 들려주는 이야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투하지도, 억지로 이해하려 할 필요 없어서 좋았다.

    잔잔하게 위로되면서, 격하게 공감되면서, 마음 속 숨어있던 열정이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3. 인상깊은 문장

    때로는 자신감이 이미지를 만든다. 잘할 것 같은 이미지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도록 유도하는 반면 과도한 겸손의 말은 오히려 평가 절하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135p

    반면 잘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하는 면을 보도록 만든다. 세상은 근자감에 쉽게 속는다. 일단 속여라. 그리고 제대로 해낸다면 속인 것이 아니게 된다. -136p

    '근자감에 세상이 속아요', 허휘수가 방송에서도 했던 말이다. 최근 좋은 제의를 받고 입사를 고민했다. 그 때 뇌에 스친 이 말이 내가 힘을 내도록 했다. 나 아니면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고 면접에 임했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겸손이라는 말로 내 가치를 얼마나 깎아내렸던가. 100번 잘하다가 한 번 실수했을 때가 100번 실수하다 한 번 잘한 경우보다 훨씬 나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잘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싶으면서도 포기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이제 세상을 속여보려 한다. 근자감의 근거는 서서히 쌓아두면 된다.

     

    부정적인 피드백에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작업물에 자아를 투영하지 않는 것이다. 평가는 작업자를 향한 내용이 아니라 작업물을 향한 내용이다. -165p

    세부 사항을 파악할 수 없고 부정적인 느낌만 전달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166p

    내가 좋아하는 마케터 이승희도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후배들이 피드백을 받으러 오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며 피드백에 관한 얘기를 했다. 생각해보면 나도 위와 같이 부정적 느낌만 전달하는 피드백을 정말 싫어했다.

     

    사진편집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항상 느낌으로 얘기하지 않으려 했다. 화사한 느낌은 명도를 높여라, 한눈에 쏙 들어오게는 문장을 1줄로 줄이고 제목의 폰트를 2배 이상 키워라 등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피드백, 즉 피드백을 위한 피드백은 아닌지 고민하게 되었고 스스로도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러나 계약직으로 일할 때에는 지치기도 했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주려 하니 망설여저 느낌으로 얘기했던 것 같다. 느낌만 전달하기는 화자에게도 청자에게도 좋지 않다는 것을 한번 더 느꼈다.

     

    그리고 작업물에 자아를 투영하지 말라는 말을 꼭 기억해야겠다. 나는 내가 만든 콘텐츠에 나쁜 피드백이 많으면 상처를 받곤 했다. 하지만 이렇게 상처만 받다가는 번아웃이 오기 일쑤였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장기적으로 우리 팀을 위해서라도 투영하지 않는 연습을 해야겠다.

     

    되짚어 보면 뚜렷한 계획을 가지고 선택한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선택한 뒤에는 반드시 책임을 지는 연습을 해왔다. - 204~205p

    나는 지금까지 뚜렷한 계획이 없으면 시도하지 않곤 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아예 시도하지 않을거면 계획을 세우는 것도 의미가 없거니와, 시도했을 때 변수가 너무 많았다. 뚜렷한 계획을 가지고 선택하기보다는 선택한 뒤 책임을 지며 최선을 다하고, 실패하더라도 경험치를 쌓아 다시 도전하고자 한다.

     

    그래서 최근 운전면허 학원도 냅다 등록해버렸다! 공간지각능력이 부족하고 멀미가 심해 여러 핑계를 대며 피해왔고, 나 혼자 스케줄을 다 짜보니 시간이 애매했는데 정작 상담을 받아보니 애매하지도 않았다. 괜한 걱정을 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발을 담가보자. 이 물이 용암인지 따뜻한 온천물인지는 담가보기 전까지 모르고, 고작 발가락 하나기 때문에 금방 나을 것이다.


    4. 마무리하며

    나는 이 책을 아예 극초반에 사지도 않았고 애매하게 구매해서 친필 사인본도, 머그컵도 놓쳤다.

    아쉽지만 그래도 이 책을 빨리 읽어볼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으로 허휘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하며, 책 설명 인터뷰와 함께 글을 마친다.

     

    허휘수는 어떻게 이름도 허휘수야!

     

    https://youtu.be/MD56BKTQY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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