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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윗소로우 - 아현동: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일상 일기/내가 사랑하는 노래 2021. 5. 12. 02:05

    수업이 끝나면 버스를 타고

    다음 내리실 역은 굴레방다리

    북적이는 시장 길을 지나면

    어느새 익숙한 골목 냄새

    감나무는 본 적 없지만

    참 향기로운 이름 감골길

    빛 바랜 비디오시티 포스터

    그게 무슨 영화였더라

    문득 출출해 문자를 남겨

    자 사발면 먹을 사람 손 들어

    설레는 맘으로 맘보슈퍼에 가자

    젓가락은 네 개

    반지하의 작은 창 틈으로

    매일 밤 새어 나오는 노랫소리에도

    너그럽던 어르신들의 모습만큼

    푸근했던 동네

    622-44의 안쪽 지하

    이제는 사라져버린 우리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샤워를 하며 자기도 모르게

    한 소절 우리 노랠 따라 부르던

    참 미안했던 주인집의 수험생은

    좋은 어른이 됐길

    한 겨울 화장실이 얼면

    큰길 건너 있던 주유소에 갔지

    그때도 손님이 없던 행화탕에 가면

    우린 수영을 했지

    치기 어린 이방인들을

    말없이 품어 주었던 작은 골목길은

    이제 흔적조차 없어져 버렸지만

    흘러가는 인생

    622-44의 안쪽 지하

    이제는 사라져버린 우리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그립단 생각이 들 땐

    늘 조금씩 늦은 기분이야

    622-44의 안쪽 지하

    달콤한 슬픔이 가득한 그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622-44의 안쪽 지하

    달콤한 슬픔이 가득한 그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모두 행복하길
    스윗소로우의 아현동 작업실이 있던 골목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은 지금, 저희가 가진 추억에 숨을 불어넣는 마음으로 노래를 지어 보았습니다. - 2015년 가을, 스윗소로우 올림.

    (출처: vibe.naver.com/album/151516)

     

    학원은 6시에 수업을 시작해서 10시에 수업이 끝났다.

    11시부터 숙제를 하다가 3시에 자야했고, 학교 점심시간과 쉬는시간을 틈틈히 사용해도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학원 수업 시작 직전까지 숙제를 해야했다. 

     

    그 숙제 시간을 채워주던 것이 바로 라디오였는데, 나는 10시부터 12시까지 SBS 파워FM에서 진행하던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을 즐겨 듣곤 했다.

     

    첫 방송부터 약 3년간, 고등학생이 되어 라디오를 버리기 전까지 매일 빠짐없이 들었던 것 같다.

    스윗소로우의 노래를 듣고 위로받고, 인터넷 소설을 읽을 때 상황에 맞게 밝고 우울한 노래를 틀어가며 몰입하곤 했다.

    고등학교 때 아무도 없고 나만 남은 독서실에서 혼자 스윗소로우의 '바람이 분다'를 듣기도 했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어서는 잘 듣지 않았는데, 최근 우연히 좋아하는 콘텐츠의 팬영상의 bgm으로 '아현동'이 사용되어 익숙한 마음에 다시 찾아 듣게 되었다.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2015년, 스윗소로우가 음악을 시작하고 10년이 지난 후에 추억을 회상하며 만든 노래라고 한다.

    그리고 2017년에 성진환이 탈퇴하고, 4명이었던 스윗소로우는 3명이 되었다.

     

    지금도 스윗소로우의 노래는 정말 좋지만, 아무래도 나에겐 4명이었을 때가 익숙해 가끔 성진환의 목소리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스윗소로우는 '아현동'을 작업실을 정리하며 지은 노래라고 하지만, 이 가사를 들을 때 성진환이 떠오르기도 한다.

    가장 좋아했던 멤버라서 그런지 특히 이 노래에서 더욱 생각이 난다.

     

    스윗소로우를 떠나야 했건, 새 꿈을 시작했건 남아있는 멤버와 떠난 멤버 모두 행복하길.

    그리고 함께 추억을 나눈 팬들도 행복하길.


    아직 나에게 '추억'이라고 할 만한 공간은 없다.

    하지만 종종 그 당시 기억을 생생하게 불러 일으키는 노래는 있다.

     

    '그대에게 하는 말', '2407'을 들으면 중학교 때 내가 집중해서 읽던 인터넷 소설이 생각난다.

    '바람이 분다'를 들으면 고등학교 때 아무도 없던 독서실의 향기가 그대로 떠오른다.

     

    언젠가 나도 아현동처럼 추억이 꽉 담긴 장소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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