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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면허 도전 D+3: 기능교육 & 기능시험
    버킷리스트 2021. 6. 14. 01:04

    필기는 불합격자가 거의 없다. 문제는 기능이다. 기능시험 합격률은 높아야 70%, 오히려 도로주행이 80~90%로 높다고 한다. 미리 기능시험 시뮬레이션 영상들을 수 차례 봤지만 내가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무엇보다 친언니는 2시간을 추가해 총 6시간 교육을 받았다고 하는데, 나는 스케줄상 추가할 수가 없어서 4시간만 교육을 받아야 했다.


    교육 첫째 날

    첫째 날에는 차 내부 기기장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체 기능시험 루트를 돌며 모든 코스를 다 체험해본다. 기기장치 조작, 경사로, 좌회전, 우회전, 교차로, T자 주차, 가속구간만 체험하고 돌발은 체험하지 않는다. 첫째 날에는 별도의 시뮬레이션은 없고 뱅뱅 돌면서 한 코스씩 체험해보는 느낌.

     

    나는 우회전 좌회전 감이 없어서 계속 차선을 밟고 역주행도 했다. 어느 정도 돌려야 하는지 모르겠기도 하고, 내가 왼쪽으로 한 바퀴를 돌려서 핸들이 똑바른건지, 아니면 풀어놓은건지도 헷갈렸다. 핸들을 보지 말라고 하시는데 안 볼수가 없었다. 이렇게 첫 교시는 얼레벌레 끝나고, 나는 자신감을 완전히 잃었다. 

     

    이후 집에 돌아와서 기능시험 관련 영상들을 참고했다. 쇼리쌤의 영상이 초보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우회전, 좌회전 감이 없어 고생했는데 사이드미러를 통해 타이밍 잡는 법을 배울 수 있어 두번째 교육 때에는 차선을 밟지 않았다. 나처럼 핸들감이 없으면 꼭 영상을 보길 바란다.


    교육 둘째 날

    둘째 날에는 본격적으로 모의고사를 계속 봤다. 이번 강사님은 매우 여유로우셔서 긴장을 많이 풀어주셨다. 첫 코스를 시작했다. 기기조작을 하는데, 와이퍼를 올리고 삑 소리가 나자마자 껐다. 5점이 감점되었다. 삑 소리는 확인되었다는 소리지 다음 지시가 아니었다. 그리고 코스를 돌다 T자 주차 코스에서 탈선해 10점이 감점되었다. 아슬아슬하게 85점으로 들어왔다.

     

    두 번째 모의고사를 볼 때에는 시간 초과로 실격했고, 그 이후에는 연석을 밟아서 실격했다. 결국 모의고사는 3번만 보고 남은 시간에는 계속 주차 연습만 했다. 친언니는 마지막 연습까지 100점만 받고 시험때는 80점이었다는데 이러다가 나도 떨어지는거 아닌가 하루종일 불안해했다. 시간 추가하려 했더니 스케줄이 안된다고 했다. 결국 추가는 못하고 관련 영상만 10개를 더 본 것 같다.

     

    관대하게 평가해 주신 강사님들 감사합니다


    시험날

    시험 날, 3시 20분까지 학원에 가야 했다. 3시 10분까지는 오라고 하셨는데 학원 셔틀버스가 3시 10분 출발이라 버스를 탔다. 마을버스를 탔는데 원래 마을버스는 다음 정거장 안내가 안나오는지, 계속 안내가 안나오길래 지도를 봤더니 이미 다음 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마음이 급해져서 벨을 누르고 내렸다. 다행히 40분 일찍 출발해서 2시 50분이었고, 5분 뒤 반대편 정거장에 버스가 도착한다고 했다. 딱 3시 8분쯤 도착할 예정이었다.

     

    버스를 탔는데 참 이상한 노선도였다. 수원역 환승센터 - 공구유통단지 - 면허학원 - 중보마을 순서대로 간다면, 그 반대 노선은 중보마을 - ??? - 면허학원 순서로 중간에 한 정거장이 더 있었다. 그런데 차 안에 있는 노선도는 그게 업데이트되어있지 않았다. 한 정거장 차이니까 타자마자 벨을 누르고 내릴 준비를 했다. 내리는 순간 기사 아저씨께서 여기서 내리는거 맞냐 하셔서 맞다 하고 내렸더니 이상한 정류장이었다. 버스를 두드려 다시 탔다. 면허학원 가야 한다고 하고 제대로 내리니 3시 13분이었다.

     

    내가 3시 20분의 가장 첫번째 순서였다. 우선 체온을 체크하고 사무실에서 출석 확인을 했다. 이후 다같이 강사님들의 지시에 맞춰 통제실로 갔다. 거기서 출석 체크를 다시 한 번 하고 이름이 불릴 때까지 기다렸다. 내 앞 순서는 2시 타임의 마지막 사람들이었는데, 매일 셔틀버스를 같이 타고 지난 수업시간에 계속 100점을 받던 남자분이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이 실격했다. 나는 멘붕이 왔다.

     

    앞에 5명 정도 남아있을 때 쯤, 실격과 감점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내 마음은 더 불안해졌고 머리는 하얘졌다. 그리고 내 이름이 불렸고, 마스크를 벗고 CCTV에 오른손을 들어 확인을 한 후 차에 앉았다. 의자를 맞추고 멍하니 있었더니 준비 되셨냐고 물으시더라. 그래서 되었다고 하고 시험을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오른쪽 차선에서만 연습을 했는데, 왼쪽 차선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중간에 좌회전을 할 때 오른쪽 차선으로 이동해 시험을 진행해야 했는데 나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우회전 공식이고 나발이고 그냥 핸들을 돌리고 맞추는 지경에 올랐다. 일단 돌리고 맞추고, 누가 보면 음주 운전인줄 알았겠다.

     

    대망의 T자 주차 때는 정신이 없었다. 지금까지 1, 2, 3, 4 주차 공간 중 1, 3, 4는 몇 번 해봤는데 2는 딱 한번 해봤다. 그래서 기도했다. 2번 안나오게 해주세요. 신은 없었다. 2번에 가라고 하셔서 눈물이 차올랐다. 그리고 어깨선을 대강 맞추고 진입했다. 주차 후 나오는데 내가 너무 우측에 붙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100% 탈선 각이었다.

     

    무슨 정신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내 스스로 갑자기 핸들을 꺾어 후진을 하더니 차선을 맞췄다. 그리고 핸들을 엄청 꺾어 무사히 빠져나오고, 심지어 7분밖에 안 지났는데 가속 코스까지 들어갔다. 내 앞 사람은 당황했다. 내가 바로 뒤에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8분 대에 가속 코스에 진입하는데 내가 너무 빨리왔다고 하셨다. 한 숨 자고 가라고 하셨다.

     

    결과는 100점으로 8분 초반대로 통과.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무슨 정신으로 시험을 봤는지도 모르겠다. 신나게 도로주행 접수를 하러 갔더니 맙소사, 6월 도로주행은 꽉 찼댄다. 7월부터는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평일은 안된다고 하고, 결국 7월 말에 주행이 끝나는 이상한 스케줄을 얻었다.

    입사 전 면허를 따는 것은 학원 측의 사정으로 아쉽게 실패했지만 8월에는 딸 수 있지 않을까? 그 전까지 열심히 영상 보고 감을 잃지 말아야겠다.

     

     

    +) 점점 제목에 D-day가 의미 없어지는 것 같다. 사실 3일이 지난 건 아니고 세번째 글이라서 3인데, Document 3정도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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